[헤럴드광장] 기다림은 짧고 만남은 길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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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책홍보팀 작성일2021-12-31 조회528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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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전 국민이 기억하는, 아니 적어도 내게 있어서 기억되는 드라마가 있다. 바로 ‘도깨비’다. 거의 마지막 편에 김신(공유 분)의 여동생(유인나)이 지은탁(김고은)이 진행하는 라디오 사연으로 보낸 문구 중 왕유(이동욱)에게 전하는 내용이 있다. 바로 ‘다음 생에 우린, 기다림은 짧고 만남은 긴 인연으로...’이다. 다음 생까지는 아니어도 정말 이 문구가 절로 생각나는 시기다. 그만큼 2020년과 2021년은 너무나도 일상생활 회복으로의 기다림이 너무나 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경영연구소의 ‘2021년 KB 자영업’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자영업자 수는 2019년에 비해 11만 명이 감소하였으며, 매출액은 24%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요식업과 서비스업의 경우 23%와 35%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순수익은 20% 미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혼자 운영하는 소상공인의 경우 31%의 매출 감소로 이어져 생활 및 매장 유지에 직격탄을 맞았다.
매출은 줄고 빚은 늘었다. 한국은행의 발표를 보면 올해 9월 말 기준 자영업자의 대출 잔액은 전년 대비 14.2%로 증가해 그 어려움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프랜차이즈산업의 경우 전체 매출액 감소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나 가맹점의 증가로 실제 개개의 가맹점 매출액 감소는 일반 소상공인과 다름이 없다.
이렇게 매출액의 감소에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방침에 따른 영업시간 제한, 고객 인원 수 제한, 방역패스 등의 조치가 주요 요인 중 한 가지로 작용하였다. 물론 ‘이러한 조치가 필요 없는 것인가?’라고 반문한다면 그것은 아니다. 그런데 그 강제적으로 무엇인가를 제약했다면, 그에 대한 보상이 같이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소상공인들의 평균 월세가 119만원이다. 즉, 방역지원금으로 월세도 간신히 낼 수 있다. 그리고는 정부는 대출 카드를 꺼냈다. 1%대의 저리로 지원해 주겠다는 것이다. 조금 날강도 같다.
정부가 봉이 김선달인가? 장사는 못하게 하고 “돈 빌려줄 테니 이자랑 갚으세요. 대신 이자는 싸게 드릴게요” 하고 있으니 이는 대동강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과 같다는 것이다. 아픔을 달래주고 도움을 줘야 하는 정부가 앞에서는 장사를 막고 뒤에서는 대출을 해주고 있으니 말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방역지원금은 100만원이다. 100만원이라도 주기로 결정하고 그 절차도 간소화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지만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정부의 이러한 조치에 일부 소상공인은 영업시간 제한 조치에 항의하기도 하고, 일부는 파업 등의 단체행동에 들어갈 준비도 하고 있다. 이제는 정부에서 자랑하는 ‘K-방역’의 한 부분은 소상공인들에게 주고, 제대로 된 지원을 고민해야 할 때다.
장기화된 코로나 사태와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으로 소상공인들은 정말 이 기다림이 끝나기를 바라고 있다. 이제 드라마의 ‘기다림은 짧고, 만남은 긴 인연으로’라는 대사가 현실이 되어 소상공인과 고객과의 관계가 이제 기다림은 짧고, 만남은 긴 관계로 이어졌으면 한다. 그리고 이런 일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의 세심한 배려와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링크: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211231000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