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휘의 식언부언] 외식 창업, 가맹사업 아닌 ‘100년 가게’를 목표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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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외협력팀 작성일2020-06-02 조회71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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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미국에서 외식산업 유학을 마치고 부산역 대합실 한 켠에서 생애 첫 창업을 시작했다. 부산의 명물 씨앗호떡과 부산어묵을 파는 작은 가게였다. 장사는 순조로웠다. 마침 전국적으로 분 씨앗호떡 열풍을 타고 짧은 기간 10호점까지 매장을 늘렸을 정도였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어느 순간 내리막을 타기 시작했고, 결국 사업을 접어야만 했다. 돌이켜보면, 가맹사업을 섣불리 시작한 것이 화근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밥장사가 제일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당장 SBS <골목식당>만 봐도 그렇다. 전문가와 일반인 모두에게 극찬을 받은 가게도, 안되는 이유를 찾기 힘든 가게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한다. 그만큼 밥장사의 난이도는 상상초월이다.


그 중에서도 가맹사업은 격이 다르다. 전국의 소비자와 상권은 물론, 수많은 직원과 가맹점주까지 계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상권 분석, 물류 공급망 구축, 가맹점 관리 등은 이론과 경험을 탄탄히 쌓고 있어도 결코 쉽지 않은 영역이다.


문제는 ‘내 가게’로 성과를 맛본 적지 않은 이들이 더욱 큰 성공을 위해 주저 없이 가맹사업을 시작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분석해 발표한 지난해 말 기준 가맹산업 현황에 따르면, 가맹본부 및 브랜드 수는 지난 5년간 지속적으로 늘어 1.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는 6353개에 달했다.


물론, 철저한 기획과 든든한 자본을 포함한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면 가맹사업을 곧바로 시작해도 성공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오래가지 않아 ‘장사치로서 타고난 감’만으로는 넘을 수 없는 장벽에 가로막히며 쓴잔을 마시기 십상이다.


특히, 국내외 전문가들이 “한국 소비자는 외국에 비해 유행에 매우 민감하다. 유행 하나가 빠르고 지나간 뒤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그라진다”고 입을 모을 정도로 트렌드 변화가 변화무쌍하다. 단기간 ‘반짝’하는 브랜드는 많이 있지만 이들 중 ‘롱런’을 유지하면서 ‘스테디셀러’로 자리잡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쉽다. 잘 나가는 것처럼 보였던 브랜드가 소리 없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새로운 브랜드가 메우는 일이 외식 프랜차이즈업계에서 빈번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가맹사업을 하고자 한다면 본인의 가게가 ‘100년 가게’가 될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 가맹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필수조건들을 100년 가게라면 모두 갖추고 있어서다.


100년 가게는 우선, 투철한 직업의식과 장인정신을 바탕에 두고 ‘전통을 버리지 않되 고집하지도 않는’ 유연성을 자랑한다. 덕분에 어느 점포든 균일한 맛과 서비스를 선보이면서도, 시대의 변화에 따른 새로움 역시 선보일 수 있다. 일본 도쿄에서 67년 넘게 영업 중인 라면 전문점 ‘하루키야’의 장사철학 역시 “단골에게 항상 호평을 받으려면 그가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미묘하게 맛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100년 가게는 또한,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한다. 고용과 사회공헌으로 지역경제에 이바지하며 공공기관과 시민들로부터 환영 받는다. 고객 기반이 탄탄하니 불황을 비롯한 예기치 못한 변수에도 쉬이 쓰러지지 않는다. 또, 다른 지역에 점포를 내더라도 이전 고장에서 쌓은 노하우가 있기에 어렵지 않게 뿌리를 내릴 수 있다.


첫 창업의 실패를 뒤로 하고 준비한 ‘대구근대골목단팥빵’은 기획 단계부터 ‘100년 넘게 영업하는 대구 명물 빵집’를 목표로 잡았다. 결과는 현재까지 성공적이다. 장애물을 만나도 흔들림이 없이 착실히 달려가고 있다. 100년 기업을 목표로 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감히 자부한다.


정성휘 홍두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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