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광장] 우리는 과연 배달의 민족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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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외협력팀 작성일2020-04-10 조회774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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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코로나 때문에 모든 것이 멈춰지고 서로의 고통을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그리고 우리 사회는 이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서로 배려라는 것으로 올봄을 지나고 있다. 그런데 또 서늘한 이야기가 들려온다. 바로 배달의 민족(배민) 수수료 문제다.
지난겨울 배달의 민족의 합병 소식이 들렸다. 그 합병 소식은 좋은 소식만은 아니었다. 배달의 민족이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에 합병된다는 것이었는데, 문제는 이 회사가 이미 요기요를 가지고 있는 회사이기에 독과점 문제가 있었다. 이런 문제를 필자도 지난 1월에 이야기한 적이 있다.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를 가진 딜리버리히어로의 독과점 문제는 결국 비용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며, 그 결과로 인한 비용의 증가는 소상공인과 소비자가 떠안아야 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결과 중 하나가, 아직 합병이 결정이 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우아한 형제 측에서는 합병과 상관이 없다고 하지만 누가 그렇게 생각하겠는가? “수수료 0”을 외치며 시작했던 배달의 민족인데 말이다. 이번에 바뀐 수수료 체계를 보면 기존의 문제를 보완하는 차원만은 아닌 것 같다. 기존의 문제 중 하나가 울트라콜의 문제, 일명 깃발 꽂기 문제였다. 그래서 울트라콜을 없애고 모두 수수료 체제로 전환을 한다는 것이다.
긍정적인 면을 굳이 이야기하자면 울트라콜 문제는 적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다일까? 기존의 ‘수수료 0’ 정책으로 고객(소상공인)을 모아놓고 다 모였으니 이제 돈을 내라고 하는 심보로 보이는 것은 너무 심한 걸까? 또 코로나로 가게 월세도 벌기 힘든 현 상황에서 이런 정책으로 굳이 변환해야 할까? 또 식당 입장에선 비용의 증가분만큼 소비자에게 넘겨야 할까? 그럼 소비자는 배달료에 증가분까지 감당해야 하는 것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너무 한다. 시기도 시기인데 말이다. 그리고 이 수수료 체제를 선택하지 않으면 배달의 민족을 선택할 이유가 없어진다. 광고, 쿠폰 등의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만약 배민에 입점을 할 것이면 이 수수료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것이다. 이러니 기존 가게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선택할 수밖에 없다.
또 하나, 기존의 온라인몰의 수수료 13.1%라고 하는 것은 요기요의 수수료를 말하는 것일까? 참고는 요기요는 12.5%다. 숫자가 맞지 않는다. 그렇다고 일반 온라인몰과 비교한다면 말이 안 된다. 시장의 규모가 다르다. 또한 실질적 수혜자를 보자. 배민 입주 업체의 52.8%가 비용이 줄어들며, 신규 및 영세 매장의 58%가 비용효과를 누린다고 했다. 그럼 약 47%의 업체 그리고 신규 및 영세 매장의 42%는 그 효과를 못 본다는 것이다. 조금 확대해서 해석해보면 입주 매장의 52%는 신규 또는 영세 매장일 가능성이 높고, 그중에서도 58%가 효과를 본다고 하면 실질적 혜택은 27% 내외일 가능성이 있다. 다시 말하면 그 효과를 보는 매장은 한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에서 이윤을 추구하고 이윤을 늘리려고 하는 것을 누가 뭐라 하겠는가? 그런데 배민의 이러한 변화가 현시점에서 사회적 요구와 맞는가를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수수료 0,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를 이야기했던 배민의 모습이 그리워진다.
한상호 영산대 호텔관광학부 외식경영학과 교수